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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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일상 2013. 1. 18. 14:42
꿈속에서 나는 잘다가는 뮤지컬 배우였다. 연습 한 번 없이 그 엄청난 무대의 주인공을 연기하고 있었다. 손에 든 대본을 살짝살짝 보며 엄청난 성량으로 관객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노래하고 있는 그 순간만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힐끔힐끔 쳐다보는 대본만으로 주인공과 혼연일체가 되고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프로였다. 30분여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연기했다. 그러다 어느 한순간, 갑자기 대본의 대사가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상대역할 차례지만 곧있으면 내가 받아칠 타이밍이 돌아오는데... 한순간이라도 놓치면 내 인생은 여기서 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들기 시작하자, 급기야 내가 어디까지 연기했는지조차 기억나질 않았다. 무대위라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뒤돌아서서 내내 연기할 지점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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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속의 멜로디 - 오태호일상 2013. 1. 9. 09:59
오태호 1집 1993년 기억속의 멜로디 기억속의 멜로디 나를 깨우고가너의 미소도 못잊을 이름도 너의 그늘을 떠난 후에 너의 의미를 알았지눈이 슬픈 너를 울리고 이젠 나도 울고 내게 많은 시간이 흘러 널 잊은 듯 했는데너와 자주 들었던 노래가 그 때 추억을 깨우네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떠나버려도너만은 나를 찾아 돌아올 고마웠던 사람 그런 착한 너에게 시린 상처만 주고이제와 뒤늦게 후회하는 나를 용서해 어디에 있든지 누구와 있든지내가 그립지 않을 수 있도록 행복하길 행복하길 어느 누구보다내 슬픈 바램을 들어줘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떠나버려도너만은 나를 찾아 돌아올 고마웠던 사람 그런 착한 너에게 시린 상처만 주고이제와 뒤늦게 후회하는 나를 용서해 어디에 있든지 누구와 있든지아픈 추억에 마음이 메이지 않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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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결혼식일상 2013. 1. 5. 10:47
드디어 날을 잡았다. 상대는 키가 훤칠하고 잘생긴 일본인, 다나까 오차즈께(가명)상이다. 선 한번 보고 바로 결정해버렸다. 나에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사람은 아직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나에겐 결혼이 더 필요했다. 집 근처에서 사랑했던 그 사람을 만났다. 난 사실을 이야기했고 우린 눈물을 흘렸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서로를 놓아주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결혼식날이 밝았다. 동호회 사람들과 양재역 근처에 있는 산에서 등산을 하고 양재역에서 헤어질 때 쯤 이야기했다. 좀이따 결혼해서 택시타고 먼저 간다고. 사람들이 뭔소리냐고 눈이 땡그래지며 다그치자 진실된 표정으로 한사람 한사람 포옹을 하거나 악수를 청하며 시간되면 이따 시간 맞춰서 식장에 오라고 이야기했다. 사실 조촐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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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일상 2012. 12. 12. 17:40
아이폰5를 받자마자 사은품이라고 같이온 보호필름과 케이스를 장착했다. 예쁜 디자인이 생명인 아이폰이 혹한을 견디려는 듯 꽁꽁 껴입은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영 갑갑한게 아니다. 가만히 아이폰을 바라보다가 보험 들어놓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케이스를 걷어냈다. 보호필름도 걷어냈다. 가벼움과 심플함에 잠시 만족하다가 문득 손에서 떨어뜨릴것만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마치 고소공포증 환자가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느낌이랄까. 떨어질 것만 같은 두려움. 그 속에 숨겨진 떨어져 보고싶은 욕구가 혀를 낼름거리고 있는 것만 같다. 아, 이게 뭐하는 짓인가.내 마음이 지금 나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 아이폰.물건은 물건일세.사용자에게 깨달음마저 선사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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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봤다일상 2012. 12. 4. 17:41
집근처 마트에서 장보고 왔다. 이태원 홈베이스마켓인데 여기 라무네를 팔더라.반가워서 전시용으로 하나 삼. 왼쪽은 일본서 들고온 빈병이고 오른쪽 크레용신짱 라무네 200㎖, \2,600 페브리즈도 다 떨어져서 하나 삼.용량대비 가격으로 따져보니 실속형이 싸더라. 실속형 페브리즈 900㎖, \8,500 목초란 십알, \2,850 신라면 멀티 오봉, \3,200 실은 이게 똑! 떨어져서 장보러 온거임.남자 둘이 사니까 휴지가 금방 떨어져... 깨끗한나라 두루말이 삼십롤, \11,900 심심해서 장보고 심심해서 올리는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