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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몽
    일상 2013. 1. 18. 14:42


    꿈속에서 나는 잘다가는 뮤지컬 배우였다. 연습 한 번 없이 그 엄청난 무대의 주인공을 연기하고 있었다. 손에 든 대본을 살짝살짝 보며 엄청난 성량으로 관객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노래하고 있는 그 순간만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힐끔힐끔 쳐다보는 대본만으로 주인공과 혼연일체가 되고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프로였다. 30분여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연기했다. 그러다 어느 한순간, 갑자기 대본의 대사가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상대역할 차례지만 곧있으면 내가 받아칠 타이밍이 돌아오는데... 한순간이라도 놓치면 내 인생은 여기서 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들기 시작하자, 급기야 내가 어디까지 연기했는지조차 기억나질 않았다. 무대위라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뒤돌아서서 내내 연기할 지점을 찾았지만... 결국 내차례가 돌아왔고 곧이어 정적이 찾아왔다. 나는 숨을 가다듬으며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무대를 향해 뒤돌아서서 사과하는 쪽보다 잠에서 깨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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