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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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 목포일상 2019. 1. 23. 16:01
2014년 중순쯤 신혼여행 다녀오자마자 일때문에 혼자 4개월 정도 목포에서 살아야 했다. 같은 나라에 살면서도 목포가 그렇게 먼 곳에 붙어 있는지 그 때 알았다. 신혼여행의 달콤함을 뒤로하고 갑자기 떠나야 했던 안타까움과 그간 진행했던 프로젝트들 중 제일 빡빡한 업무량으로 인한 스트레스등 당시 주어진 상황때문인지 목포에 대한 이미지는 그다지 좋게 남아있지 않다. 오죽했으면 남아있는 사진도 거의 없다. 겨우 내 인스타에 올렸던 걸 몇장 찾았을 뿐. 다 어디간겨... ㅠㅠ 내가 목포에 있을때 묵었던 숙소는 새로 지은 빌라들이 늘어져 있던 동쪽의 옥암동이란 동네였다. 서쪽 목포역 부근의 구도심은 갈비 맛집이라고 한 번 찾아간 기억 밖에 없다. 갈비 먹고 유달산 입구까지 갔다가 더워서 그냥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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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학교로일상 2018. 12. 13. 11:19
지난 11월 말, 와이프가 신청했던 국공립유치원에 덜컥 당첨되어버렸다. 유치원당 뽑는 인원은 열에서 스무명 안팍이니 아무리 요게 추첨이라해도 가능하겠나 싶었는데 덜컥 당첨되어버린 것이다. '처음학교로' 사이트에 '선발'이라고 적혀있는 걸 보니 내심 기분이 좋다가도, 아직 매운것도 못먹고, 대소변도 못 가리는 핏덩이가 유치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12월생이라 늦은 건지, 종특이라 늦은 건지 알 순 없지만 어찌되었건 이젠 기저귀 떼기 특훈에 돌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잘 타이르며 천천히 가르치자 주의였는데 이제 혼도 좀 내면서 적극적으로 참견해야 할 듯 하다. 선발된 유치원은 동네 새로 생기는 한 초등학교의 병설유치원이었다. 세곳을 신청할 수 있었는데 세곳 중 내심 제일 끌리던 위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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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가족일상 2018. 12. 4. 10:09
얼마전 등본을 뽑으면서 주민번호를 확인하고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우리가족 주민번호 뒷자리중 첫자리가 차례대로 1,2,3,4였던 거시다. 이거 너무 완벽하지 않음? 하나 더하자면 나는 양띠, 와이프는 닭띠인데 자식들도 똑같이 첫째 아들이 양띠, 둘째 딸이 닭띠다. 둘씩 편을 나눠도 남자 양 두마리에 여자 닭 두마리로 완벽하게 편을 먹고 싸울 수가 있다. 하나 아쉬운건 내가 12월생이고 와이프가 6월생인데 첫째가 12월에 태어나 우연히 나와 맞았는데 딸도 12월에 태어나는 바람에 좀 아쉽게 되었다. 엄마 따라서 6월생이었으면 얼마나 더 완벽해 졌을까. 그리고 아직 확인하지 못한 한가지가 있다. 내 혈액형은 AB형, 와이프는 A형인데, 둘째 딸이 A형으로 나와서 여기까진 맞았지만 첫째 혈액형을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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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상 2018. 8. 29. 10:51
이런 날이 있다.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지는. 그동안 그런 날이 많았음에도 글을 못 쓴 건 시대가 변해서인지 내가 변해서인지 알 길이 없다. 둘 다 동시에 변해버렸으니까. 요즘 퇴근해서 컴퓨터를 켜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시대가 점점 모바일로 변해가다 보니 컴퓨터를 켜서 블로그에 글 하나 쓰기가 쉽지 않다. 이건 시대가 변한 탓. 결혼 전에는 내 몸 하나만 챙기면 되니 여유가 많아 집에서 밤늦도록 생각을 정리해 글을 쓰곤 했다. 그게 쌓이고 쌓여 블로그를 이루는 모습을 보며 조금은 뿌듯했었다. 그러나 결혼 후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기가 어려워졌다. 아이가 생기고부터는 더더욱. 어느새 인스타에 사진 몇 장 올리고 코멘트 하나 다는 걸로 점점 나의 net 세상이 변해갔다. 그러다 문득 나의 정보가 여기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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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특허를 찾아서일상 2018. 1. 22. 08:18
오랜만에 대학 후배를 만나 술 한잔했다. 술에 취해가던 무렵 갑자기 후배가 그런다. 예전에 선배님이 과제로 만들었던 양변기 양방향 수전 교체에 관한 아이디어가 서울시에서 관련 사업을 하게 되어 아마 조만간 특허가 날 것 같다고. 하도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왠지 로또 당첨된 것 같아 집에 와서 부랴부랴 찾아봤다. 관련 내용을 블로그에 올린 것 같아 찾아봤지만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는다. 특허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관련 내용을 검색해봐도 도통 안나오고. 늦은 새벽까지 잠도 포기하고 여기저기 들춰봤지만 희미한 기억뿐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잠도 포기해가며 찾다가 잠에서 깼다. 밤새 꿈속에서 잠을 못 자서인지 피곤한 월요일 아침이다. 요즘 재밌는 꿈을 자주 꾼다. 그저께는 로버트 드니로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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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일상 2017. 12. 26. 13:47
둘째가 태어난 지 어느새 스무 날이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까지 둘째는 '무명'씨. 나도 얼른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데 첫째 때처럼 팍~하는 이름이 없다. 그런 느낌 없이 지어 주자니 왠지 소홀한 것 같아 계속 망설인 게 어느덧 스무 날이 지났다. 그동안 「진이」, 「재인」 가지고 망설였었는데 오늘 또 새롭게 하나가 떠올랐다.어진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인(持忎)」이다.살짝 느낌이 좋아서 아무래도 이렇게 부르지 않을까 싶다. 한자 뜻과는 별개지만 세상 사람 누구나 아는 사람인 '지인'이 되어 큰 사람이 되길 바란 다는 의미도 있다고 우겨볼란다.얘야, 스무 날이나 이름을 불러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나도 얼른 네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그만큼이나 소중한 이름을 주고 싶었다는 것만 알아주면 고맙겠구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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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기억은 소멸되므로일상 2017. 11. 29. 10:06
막연히 기다리던 시간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느꼈다. 어젯밤 자정 무렵이었다. 와이프 배가 자꾸 뭉치는데 잘 풀리지 않고 평소와는 느낌이 좀 다르다며 병원에 가보잔다. 입원을 대비하여 와이프가 미리 이것저것 캐리어에 담아 두었는데 막상 출발하려고 보니 난 아무것도 준비를 한 게 없더라. 캐리어 좀 미리 차에 실어 둘 걸. 카메라 좀 미리 충전해 둘 걸. 병원 전화번호 좀 미리 저장해 둘 걸. 진오 물건도 좀 미리 챙겨 둘 걸.그러나 아무런 준비가 없었더라도 우리는 금세 출발했을 것이리라. 맘이 급해지니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게 느껴졌을 뿐. 금세 병원에 도착해 응급분만센터를 찾았다. 그제서야 첫째 때의 기억이 돌아왔다. 그래, 도착하면 진통 검사를 한다고 꽤 오랜 시간 밖에서 기다렸었지. 자정 무렵 산통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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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기분이 안좋아요일상 2017. 11. 14. 15:44
여느 날과 다름없이 새벽 6시쯤 현관문을 닫고 집을 나서는데 노오란 뭔가가 눈앞을 스친다. 돌아봤더니 현관문에 붙어있는 낯선 노란 포스트잇. 허걱... 아마도 아랫집 사는 처자가 붙여놨나 보다. 출근길 내내 몰래 오줌누다 걸린 모냥 얼굴이 화끈거린다. 일 년 동안 거의 마주칠 일이 없었지만 앞으로 마주치면 어쩌나.그게 오줌소리가 아니고 샤워소리를 잘못 들으신 것 같네요...라고 하기엔 '남자소변소리'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걸로 봐서 아주 제대로 들은 것같고, 애시당초 그시간이면 내 오줌소리가 확실하니 딱히 변명할 거리도 생각나질 않는다. 아니, 새벽녘 내 오줌소리가 그렇게 컸나? 도대체 방음이 얼마나 안되면 그 물줄기 소리가 아래집까지 울려퍼진단 말인가. 한편으론 내 집에서 내가 오줌도 시원하게 못싸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