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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일상 2013. 9. 27. 14:28
결국엔 방울토마토가 열렸다. 한 오개월쯤 걸린듯하다. 다이소에서 산 코딱지보다 좀 더 작은 씨앗에서 싹이 나더니 줄기가 생기고 잎이 생기고 또 막 꽃이 피고 하더니 결국엔 방울토마토까지 열려버렸다. 그저 하찮은 풀 한 포기일 뿐인데 이 모든 변화를 곁에서 지켜보니 새삼 놀랍기만하다. 난 그저 흙 덮어주고 물만 조금 주었을 뿐인데 모든게 생겨났다. 빅뱅이론의 증거를 굳이 멀리서 찾을 일이 아니다. 혹시 세상 모든 것들이 방울토마토처럼 그 씨앗 안에 이미 모든게 간직되어져 있는 건 아닐까? 나의 모습 또한 정자와 난자의 결합시점부터 이미 모든게 정해져 있었던 건 아닐까? 가령 내 인생에서 아주 사소한 순간일 뿐인 지금 이순간, 치킨이 땡기는 것까지도 그 씨앗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언젠가는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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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하얀 늑대와 함께취미 2013. 9. 26. 11:22
가을이 다가오면서 침낭을 준비하기 시작한게 어어어어어언 한달은 된 것 같다.침낭을 살펴보면서 찾아온 선택의 고민은 텐트와 타프 선택의 고민을 합친것보다 훨씬 더 혹독한 것이었다. 침낭을 공부하면서 침낭은 몽벨이라는 걸 배웠고,발란드레라는 무시무시한 존재도 배웠다.내부 소재에 따라 오리털, 거위털, 합성섬유가 있다는 것과형태에 따라 머미형, 사각형이 있다는 것,침낭 리뷰때마다 빠지지 않는 필파워란 무엇인지,말 많은 EN13537이라는 내한온도 규격까지... 침낭을 공부하고 선택하면서 내가 고민하던 점은 아래의 사가지다.(날 힘들게 했던 싸가지 없는 싸가지덜) 하나, 패킹 사이즈는 최대한 작은가.두울, 침낭 하나로 사계절을 사용 할 수 있는가.세엣, 가성비가 좋은가.아니, 이것들보다 우선해서 일단, 예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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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롬튼일상 2013. 9. 12. 10:20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하니 방 한켠에 잠자고있는 브롬이가 점점 눈에 들어온다.브로미타고 함 출퇴근 해볼까하고 엇그제는 브로미 전용 펌프로 오랜만에 앞뒷바퀴 바람을 꾹꾹 채워줬지만 늦잠자서 실패.오늘은 기필코 타고가리라 하고 초저녁에 잠들어 일찍 일어나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새벽 뉴스에서 오늘 비온다고 해서 포기.옌장...암튼 그러고 출근해서 오랜만에 브로미 카페에 들어가 이런 저런 글들을 훑어보는데 다시금 브로미를 영입할때의 감정이 북받쳐오르기 시작한다.캠핑붐이 브로미 카페도 예외는 아니었는지 한여름동안 브로미로 캠핑 다녀온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아~ 나도나도~~~장비도 다 있겠다, 갑자기 떠나고 싶어진다.오토캠핑에, 백패킹, 자전거캠핑...불과 일년전만해도 모르던 것들이었는데 어느새 나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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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사벽일상 2013. 9. 9. 10:43
테레비에 이석기의원 뉴스가 나오면서 시작된 어르신들의 대화의 틈바구니에서 난 그저 묵묵히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민주당해체... 째는 박근혜 안뽑았어... 쌀은 왜 퍼줘, 군인들만 배만 불릴 걸... 미친놈들... 뭐 이런 얘기들이 오갔다. 동시대를 살고 있어도 서로를 이해하기엔 너무나 다른 시대를 살아왔음을 실감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은 아버지의 웃으며 내뱉는 한 숨으로 비로소 눈 앞에 보여졌다. 여지가 없음을 재차 실감한다. 백여년 전 이념이란 이름 하에 친지부모 사이에도 총 칼을 겨누던 모습이 언뜻 보여 소름이 돋았다. 실제로 최근에 제주도 해군기지 문제로 친지부모 사이에도 찬성 반대가 갈라져 남남보다 더 먼 사이가 되어버렸다는 뉴스도 전해듣지 않았던가. 백년이 지나고 시대가 아무리 바뀌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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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루어낚시 <2일차>취미 2013. 9. 4. 10:20
2013년 8월 25일 일요일 오후 4시. 진해 명동선착창.여기도 '신비의 바닷길'인가보다.날도 더운데 다들 뭘 그리 열심히들 캐는지...음지도(진해해양공원)를 도보로 진입시도하다 입장료 내고가야된다고서 후퇴.해가 너무 뜨거워서 음지도 들어가는 다리 밑에 자리를 잡았다.여전히 입질은 묵묵부답.몇번 던지다가 낚시대 접고 합계마을로 향했다. 자주가는 합계마을 갯바위.이곳 저곳 던져보지만 입질 全無. 바람이 좀 부는 날이었다.물살이 세서 물고기가 없는 거겠지?애써 바람탓으로 돌리고 철수.또다시 다음을 기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