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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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Fuji Stratos일상 2011. 6. 2. 14:15
얼마전 친구가 내 보라색 후지 스트라토스를 빌려갔다가 집앞에 잠깐 세워둔 사이 도난당한 사건이 있었다. 친구는 미안해하며 중고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보상을 해 주었다. 친구의 집요한 추적끝에 한달여만에 자전거를 찾게 되었으나 이미 친구가 나에게 중高가로 보상을 해준터라 그 자전거는 친구의 몫. 초큼 만신창이가 된걸 다시 돈 내놓고 내가 가져갈 수도 없으니. 친구가 그 자전거를 가지고 이래저래 정비하는 모습을 보니 슬금슬금 나도 자전거의 빈자리가 느껴져왔다. 그러기를 이틀.(참기 힘들었다) 나는 다시 나의 새 자전거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돌려 봐도 스트라토스 만한게 없다. 아무것도 나를 사로잡지 못했다. 결국 난 다시 스트라토스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보라색이 제일 좋았지만 같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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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아가일상 2011. 4. 14. 11:41
학교를 안다녔지만 학년으로 따지자면 옆 집 뼈다귀가 국민학교 육학년일 무렵. 그러니까 내가 국민학교 오학년일 무렵. 그러니까 우리 형이 중학교 일학년일 무렵. 암튼 그 무렵 형이 뼈다귀와 함께 집을 나갔었다. 형은 아무런 연락도 없이 돌아와야 할 시간에 돌아오지 않았다. 이동전화가 없던 시절이라 부모님은 밤새 여기저기 형이 갈만한 곳을 찾아 헤메는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당시에 부모님은 얼마나 암담했을까... 어떤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돌아왔는지는 너무 오래되어 잘 기억나지 않고 늦은 새벽무렵이었던것만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렇게 부모의 애간장을 태울대로 태운 뒤 새벽에 돌아와 뒈지게 맞은 뒤로 형은, 결혼을 해서도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번엔 내가 집을 나갔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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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두통일상 2011. 3. 18. 12:51
지나온 날을 헤아리지 말며, 그 짧음을 한탄하지 말라. 너를 여기 데려 온 것은 자연이다. 그러니 가라. 배우가 연출가의 명에 따라 무대를 떠나듯이. 아직 연극의 5막을 다 끝내지 못했다고 말하는가? 그러나 인생에서는 3막으로 극이 끝나는 수가 있다. 그것은 작가의 소관이지 네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옆나라 일본에서는 3막에서 끝장난 사람수가 공식집계상 만오천명을 넘었다고 한다. 당시의 끔직했던 상황을 접할때마다 자연의 무차별한 가혹함 앞에 소름끼치도록 무섭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러던 오늘, 어머니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아버지가 요즘 아프시다고. 머리가 심하게 아프다고 하신단다. 너무 아파서 한번은 응급실에 가실 정도였다니 평소 아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