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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맛집 2018. 1. 4. 11:28
그냥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막연한 상상이 어느 순간 현실이 되어 있지 않을까? 인생에는 영화처럼 컷트가 없다. 언젠가 나는 배달도 안하는 자그마한 치킨집을 차리고 있을 것만 같다. 한창때는 이틀에 한 번꼴로 치킨을 시켜 먹던 치덕이다 보니 내 입맛에 어떤 치킨이 맞는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어느 날 문득 내가 원하는 치킨을 찾아갈 게 아니라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보면 치킨이 그리 복잡한 레시피가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치킨을 계속 먹어대기만 했었다면 이런 생각을 안 했겠지만 나에겐 1998년도 대학 신입생 시절 프랜차이즈 치킨집에서 직접 치킨을 튀겨본 경험이 있다. 레시피란 게 손질된 닭을 받아서 염지제 뿌리고 하루 정도 숙성한 뒤 튀김옷 묻히고 튀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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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일상 2017. 12. 26. 13:47
둘째가 태어난 지 어느새 스무 날이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까지 둘째는 '무명'씨. 나도 얼른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데 첫째 때처럼 팍~하는 이름이 없다. 그런 느낌 없이 지어 주자니 왠지 소홀한 것 같아 계속 망설인 게 어느덧 스무 날이 지났다. 그동안 「진이」, 「재인」 가지고 망설였었는데 오늘 또 새롭게 하나가 떠올랐다.어진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인(持忎)」이다.살짝 느낌이 좋아서 아무래도 이렇게 부르지 않을까 싶다. 한자 뜻과는 별개지만 세상 사람 누구나 아는 사람인 '지인'이 되어 큰 사람이 되길 바란 다는 의미도 있다고 우겨볼란다.얘야, 스무 날이나 이름을 불러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나도 얼른 네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그만큼이나 소중한 이름을 주고 싶었다는 것만 알아주면 고맙겠구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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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기억은 소멸되므로일상 2017. 11. 29. 10:06
막연히 기다리던 시간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느꼈다. 어젯밤 자정 무렵이었다. 와이프 배가 자꾸 뭉치는데 잘 풀리지 않고 평소와는 느낌이 좀 다르다며 병원에 가보잔다. 입원을 대비하여 와이프가 미리 이것저것 캐리어에 담아 두었는데 막상 출발하려고 보니 난 아무것도 준비를 한 게 없더라. 캐리어 좀 미리 차에 실어 둘 걸. 카메라 좀 미리 충전해 둘 걸. 병원 전화번호 좀 미리 저장해 둘 걸. 진오 물건도 좀 미리 챙겨 둘 걸.그러나 아무런 준비가 없었더라도 우리는 금세 출발했을 것이리라. 맘이 급해지니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게 느껴졌을 뿐. 금세 병원에 도착해 응급분만센터를 찾았다. 그제서야 첫째 때의 기억이 돌아왔다. 그래, 도착하면 진통 검사를 한다고 꽤 오랜 시간 밖에서 기다렸었지. 자정 무렵 산통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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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기분이 안좋아요일상 2017. 11. 14. 15:44
여느 날과 다름없이 새벽 6시쯤 현관문을 닫고 집을 나서는데 노오란 뭔가가 눈앞을 스친다. 돌아봤더니 현관문에 붙어있는 낯선 노란 포스트잇. 허걱... 아마도 아랫집 사는 처자가 붙여놨나 보다. 출근길 내내 몰래 오줌누다 걸린 모냥 얼굴이 화끈거린다. 일 년 동안 거의 마주칠 일이 없었지만 앞으로 마주치면 어쩌나.그게 오줌소리가 아니고 샤워소리를 잘못 들으신 것 같네요...라고 하기엔 '남자소변소리'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걸로 봐서 아주 제대로 들은 것같고, 애시당초 그시간이면 내 오줌소리가 확실하니 딱히 변명할 거리도 생각나질 않는다. 아니, 새벽녘 내 오줌소리가 그렇게 컸나? 도대체 방음이 얼마나 안되면 그 물줄기 소리가 아래집까지 울려퍼진단 말인가. 한편으론 내 집에서 내가 오줌도 시원하게 못싸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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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일상 2017. 11. 13. 15:00
그 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라는 시점이 언제인지는 나도 알 수 없다. 시간이 많이 흘렀으므로 그만큼 많은 것들이 변했다.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만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내 삶 자체가 바뀌었달까.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일 수도 있겠다. 그냥 은근슬쩍 오랜만에 내 이야기나 끄적끄적... 요즘은 고양시 삼송에서 성남시 판교까지 거의 왕복 100키로미터 거리를 출퇴근 중이다. 한 두달쯤 되가는데 좀 빡시긴 하지만 사람이란게 또 적응 하더라고. 적응이라기보단 결국엔 그냥 무뎌지는 거겠지만. 첫째 나무(태명)는 무럭무럭 잘 크고 있는 중이다. 언제 기나 했더니 금새 걷고 있고, 언제 걷나 했더니 금새 뛰어댕긴다. 요즘은 언제 제대로 대화를 나누나 걱정중이다. 지 자식은 다 이뻐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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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아카짱혼포에서 구입한 지오비 포킷리뷰 2017. 5. 23. 05:10
지난 3월 도쿄에서 '아카짱혼포'라는 유아용품 전문점에 들렀다가 급 뽐뿌 받은 유모차. 내가 탈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뽐뿌가 오네...뽐뿌 이유는 이게 세계에서 가장 작게 접힌대나 뭐래나 ㅋㅋ 면세도 되서 저렴하게 구입완료~ 작긴 정말 작다. 속이 꽉 찬 느낌. 초경량 유모차라 첫 느낌은 덜렁덜렁거려 장난감 같았는데,만져볼 수록 품질이 꽤 괜찮았다.핸들링에 묘한 손맛도 있고~ ㅎㅎ 내 뽐뿌의 이유는 바로 여기다.저 레카로 유모차도 충분히 작은 경량 유모차지만 은근히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짐이라도 실려있으면 이리저리 테트리스 해야하고...차타고 가는 곳 때마다 항상 유모차를 타는 것도 아닌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게 신경쓰이던 터였다. 이렇게 요놈 하나로 클리어!접고 펴기도 간단해서 아주 맘에 든다. 레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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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인조인간리뷰 2017. 3. 24. 12:12
지난 금요일 밤, 술먹고 테이블에 놓인 마이쮸 하나 먹다가 왼쪽 아래 어금니에 붙어있던 금니가 쏙 빠졌다. 쉽게 빠질걸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생각 없이 덜컥 씹었다가 덥썩 붙어서 떨어져 나왔다. 마이쮸 원샷원킬~ ㅠㅜ 그 이빨 때문에 병원을 찾은게 수십번은 될꺼다. 멀쩡하다가도 갑자기 통증이 생기고, 통증이 생기면 이내 붓고, 부으면 담 날 병원가서 마취주사 맞고 고름 빼내고, 금니 떨어지면 병원가서 다시 붙이고. 4년전 창원에서도 한번 떨어져서 병원을 찾았었다. (링크) 어찌되었건 이렇게라도 해결이 되니 계속 반복할 뿐이었다. 2년전부터 잠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 이빨때문에 이 곳 근처 치과도 서너차례 방문 했었다. 한번은 통증때문이었고 나머지는 떨어진 금니 붙이러. 그런데 이곳 치과의사는 좀 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