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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태어난 지 어느새 스무 날이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까지 둘째는 '무명'씨. 나도 얼른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데 첫째 때처럼 팍~하는 이름이 없다. 그런 느낌 없이 지어 주자니 왠지 소홀한 것 같아 계속 망설인 게 어느덧 스무 날이 지났다. 그동안 「진이」, 「재인」 가지고 망설였었는데 오늘 또 새롭게 하나가 떠올랐다.
어진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인(持忎)」이다.
살짝 느낌이 좋아서 아무래도 이렇게 부르지 않을까 싶다. 한자 뜻과는 별개지만 세상 사람 누구나 아는 사람인 '지인'이 되어 큰 사람이 되길 바란 다는 의미도 있다고 우겨볼란다.
얘야, 스무 날이나 이름을 불러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나도 얼른 네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그만큼이나 소중한 이름을 주고 싶었다는 것만 알아주면 고맙겠구나.
아빠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