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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맛집 2018. 1. 4. 11:28

    그냥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막연한 상상이 어느 순간 현실이 되어 있지 않을까? 인생에는 영화처럼 컷트가 없다. 

    언젠가 나는 배달도 안하는 자그마한 치킨집을 차리고 있을 것만 같다. 한창때는 이틀에 한 번꼴로 치킨을 시켜 먹던 치덕이다 보니 내 입맛에 어떤 치킨이 맞는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문득 내가 원하는 치킨을 찾아갈 게 아니라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보면 치킨이 그리 복잡한 레시피가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

    치킨을 계속 먹어대기만 했었다면 이런 생각을 안 했겠지만 나에겐 1998년도 대학 신입생 시절 프랜차이즈 치킨집에서 직접 치킨을 튀겨본 경험이 있다. 레시피란 게 손질된 닭을 받아서 염지제 뿌리고 하루 정도 숙성한 뒤 튀김옷 묻히고 튀기면 끝이다.

    힘든 건 단지 튀기다 보면 더러워지는 기름을 재사용 하려고 필터링하는 작업과 새 기름으로 가는 작업, 그리고 뜨거운 기름과의 전쟁이지. 난 양념치킨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양념 레시피도 필요 없다. only 후라이드.

    일단 튀김기를 하나 사는 걸로 막연한 상상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튀김기 하나 사는 것도 어찌나 고민되던지. 크기별로 모델도 다양해서 한참을 고르다 그냥 큰 후라이팬으로 시작해도 될걸 괜히 거창하게 시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 둬 번 들고. 그러다 결국엔 제일 작고 청소하기 간편한 구조로 된 놈으로 선택했다.

    [델키 DKR-113]

    치킨은 염지와 튀김옷 빼면 그냥 닭일 뿐이다. 이 두 개를 어떻게 조리하고 튀겨내는가가 치킨 맛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치킨의 맛을 알지만 처음이니 일단 제대로 된 치킨 요리가 되는지 점검하는 정도로만 확인하고자 한다. 알아보니 자영업자 대상으로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맛이 나는 염지제나 파우더(튀김옷을 이리 부르는 듯)를 전문으로 파는 곳이 있더라. 게다가 무료 샘플도 신청 가능해서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주문완료.

    대략 1차 전투 준비는 끝난 것 같다. 마트에서 저렴한 카놀라유 한 2리터 정도와 손질된 닭을 사는 걸로 2차 전투 준비가 끝날 것 같다. 본 전투는 도착한 여러 개의 염지제별로 염지를 해두는 걸로 시작하겠지. 후후훗.

    어느정도의 퀄리티가 나올지 주말이 기다려진다. 조금씩 도전하다가 언젠가 내 입맛에 딱 맞아 떨어져서 배달 치킨이 더이상 생각나지 않을 정도가 된다면 개업을 생각해봐야 겠다. 가맹점 문의는 그때 가서 받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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