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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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한자일상 2009. 12. 23. 15:28
매년 12월 12일, 일본에서는 올해의 한자(今年の漢字)를 선정한다고 한다. 한 해동안 벌어진 일들을 종합해 한자(漢字) 하나로 되돌아 보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응모를 통해 제일 많이 응모한 한자가 선정되게 되는데, 2009년에는 '新'자가 선정되었다고 한다. 新 あたらしい · あらた · にい 새 신 12월 11일의 기요미즈테라(清水寺) (12일이 주말이라 올해는 하루 앞당겼다고 함) 하토야마 新내각 출범과 新종플루. 굵직한 두 사건만 보아도 저절로 고개가 끄덕끄덕. 한자 하나로 되돌아 보는 한 해. 어딘가 모르게 재미있는것 같다. 학원 일본인 센세가 이 이야기를 해주면서, 각자 자신만의 올해의 한자를 하나씩 선정해 보라는 숙제를 내 줬다. 2009년이 나에겐 어떤 한 해 였을까. 찬찬히 되짚어 보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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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리터의 눈물일상 2009. 12. 22. 00:27
대략 2년전쯤인가... 한번 도전했다가 실패의 쓴맛을 보았던 콘택트 렌즈. T.T 요즘들어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픈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던 터였다. 운동할 때 땀 때문에 자꾸 안경이 흘러내려 치켜 올리는게 거추장스럽기도 하고, 또, 최근에 바꾼 안경테가 이전 안경과 달리 얼굴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헤메고 있는것 같아 불편해... 안경이란거... 십수년간 써오다보니 이젠 좀 지겹기도 하고... 결국 오늘 2차도전을 시도했다. 대개의 콘택트 렌즈 회사에서는 이처럼 1회용 렌즈를 시험착용 해볼 수 있도록 무료로 샘플을 나눠주고 있다. 렌즈 회사 홈페이지에서 수령할 가까운 안경점을 지정한뒤 교환권을 프린트해 가져가면 교환해주는 방식. 오늘 받아온 하루용 콘택트 렌즈. 보통사람 보다 눈이 작아 서러운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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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야일상 2009. 11. 25. 22:03
어느새 일본여행이 코앞에 와 있었다. 이건 마치, 내가 시간에 휩쓸려 여기까지 온게 아니라, 일본이란 나라가 나에게 달려오는 듯한 느낌이다.(뭔소리야!) 암튼,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이것저것 듣고 준비하다보니 출발전 모든 준비가 끝났다. 여권, 비행기표, 환전, 간사이 쓰루 패스까지... 은행에서 환전할 때 만원짜리 수십장 돈다발을 줬는데 그게 겨우 몇장이 되어 돌아올 때는 이리도 허탈할 수가. 돈의 무게에서 일본이란 나라의 물가를 가늠 할 수 있었다. 여유도 없으면서 이게 무슨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내 마음을 고쳐먹는다. 이건 사치가 아니라 투자라고. 여행 前夜에, 내 신조를 다시한번 새기며 마음을 가다듬어본다.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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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3 -최종화-일상 2009. 11. 23. 11:13
지난 목요일 강남역에서 소개팅녀와 두번재 만남이 있었다. 밥먹으며 이야기하고, 미리 예매해둔 영화를 보고, 집이 먼 그녀를 위해 건대입구역쯤까지가서 헤어졌다. 집에 도착해서는 문자도 한번씩 오갔다. 그리곤 다음날부터 연락 두절이다. 오전에 문자 두통, 오후에도 한통 보냈는데 묵묵부답. 뭘까... 왤까... 내가 실수한게 있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잘 안나온다. - 추리1 : 약속시간에 늦었기때문에? 6시 칼퇴근해서 서현에서 강남까지가는 급행버스를 타고 달렸는데, 이날따라 고속도로 빠져나오는데 어찌나 막히던지 약속시간에 15분정도 늦어버렸다. 그런데 늦어서 기분나빠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는데... - 추리2 : 복장이 맘에 안들었었나? 그녀의 회사는 무조건 정장차림의 회사다. 밥먹으면서 옷 이야기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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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2일상 2009. 11. 19. 00:13
처음엔 잘 될줄 알았다. 어색할 것만 같던 첫 만남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토요일 저녁 처음 만나 카페에서 세시간동안 떠들면서도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몰랐으니... 자꾸자꾸 웃어대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그녀도 내가 싫지는 않구나 하는 확신이 조금은 들었다. 시간은 이윽고 밤 11시가 되었고, 그녀를 보내주어야 했다. 헤어짐 앞에 다시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건대입구역에서 서로 반대편 승강장으로의 이별. 그렇게 즐거웠던 만남이 끝나고, 뭔가 잘 될것같은 기분에 휩싸였지만, 곰곰히 생각할 수록 소심한 불안감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내일 다시 여유있게 만나 이야기하고 싶긴 하지만 만나자고 하기엔 그녀의 마음을 알 수가 없고, 또 나는 스터디가 있어 시간을 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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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일상 2009. 11. 17. 00:56
우리 집안에 제일 큰 선물. 녀석은 모르겠지? 내가 수십년간 바꾸지 못한 너희 할아버지, 그러니까 우리 아버지 얼굴을 네가 바꿔눴단걸. 네가 세상에 나온뒤, 네가 웃는 만큼 우리 아버지가 웃는다는걸 너는 모르겠지. 밥상이 차려져도 아무도 바로 일으켜 세우지 못했던 맞고나 훌라 앞에 앉은 아버지를 바로 일으켜 세운게 너란걸 넌 모르겠지. 집에 잘 들어가지 못하는 못난 삼촌을 집으로 불러들이고 조용한 집안에 이야기 꽃을 피운 너. 아직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지만 그런 너를 보며 삼십년 내 인생을 되돌아보고 있다는걸 너는 아직 모르겠지. 너의 빛나는 인생을 위해 노력할께. 사랑한다, 민선아. 그럼 주말에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