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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리터의 눈물
    일상 2009. 12. 22. 00:27

     

     

    대략 2년전쯤인가...

     

    한번 도전했다가 실패의 쓴맛을 보았던 콘택트 렌즈. T.T

     

    요즘들어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픈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던 터였다.

     

    운동할 때 땀 때문에 자꾸 안경이 흘러내려 치켜 올리는게 거추장스럽기도 하고,

     

    또, 최근에 바꾼 안경테가

     

    이전 안경과 달리 얼굴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헤메고 있는것 같아 불편해...

     

    안경이란거...

     

    십수년간 써오다보니 이젠 좀 지겹기도 하고...

     

     

    결국 오늘 2차도전을 시도했다.

     

     

    대개의 콘택트 렌즈 회사에서는

     

    이처럼 1회용 렌즈를 시험착용 해볼 수 있도록 무료로 샘플을 나눠주고 있다.

     

    렌즈 회사 홈페이지에서 수령할 가까운 안경점을 지정한뒤

     

    교환권을 프린트해 가져가면 교환해주는 방식.

     

     

    오늘 받아온 하루용 콘택트 렌즈.

     

     

    보통사람 보다 눈이 작아 서러운 슬픈 도시남자인 나.

     

    '내 오늘 너를 꼭 갖고(?) 말리라~!'

     

    일단 콘택트 렌즈 사이트에 올려진 착용법 동영상을 수차례 반복 재생.

     

     

     

    나는 뉴비니까 당근 양손착용법으로... 한손착용은 꿈도 못꾼다... T.T

     

    저 아가씨는 눈이 큰건지, 요령이 좋은건지

     

    어쩜저리 시원시원하게 잘 넣는고...

     

     

    어느정도의 마인드 컨트롤이 됐을 무렵...

     

    드디어 개봉박뚜.

     

     

    이렇게 살짝 집어서...

     

    눈 앞에 살포시 놓으면 되는데... 음... 되야돼는데...

     

    눈앞에 렌즈를 한번 갖다 대자마자 2년전의 그 기억이 고스란히 되살아 났다.

     

    '아... 맞아... 이래서 안됐었지?... 내가 왜 지금은 될지도 모른다는 헛된 쿰을 쿠었던걸까?...'

     

    일단 눈에 살짝 닿기라도 하면 눈 전체가 옴찔!거리면서 게임오버.

     

    렌즈가 손가락에 뒤집혀서 찰싹 달라붙어 있거나,

     

    눈 아래에 대롱대롱 붙어있거나,

     

    책상에 떨어져 있거거나,

     

     

    똑같은 짓을 수십차례 반복하는 동안,

     

    눈 주위 살들은 시뻘개지고,

     

    렌즈는 점점 순수함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접혔다가 떨어졌다가 뒤집혔다가 말랐다가... T.T

     

     

    쇼가 시작된지 한시간.

     

    렌즈는 여전히 오른손 검지 위에 얄밉게 얹혀져 있다.

     

    그러나 멈출 수 없다.

     

    렌즈 크기와 뒤집어 깐 눈알 크기를 보면 가능 할 거 같긴 같거든...

     

    눈깔을 후벼 파는 한이 있어도 기필고 너를 내몸안에 들이리라...

     

     

    아... 그러던 어느 한 순간이었다.

     

    눈을 몇번 깜빡거리고 눈물을 닦았는데 렌즈가 뿅!하고 사라졌다.

     

    검지손가락위에있던 렌즈가 사라졌어... 우왓!!!

     

    어디 떨어지지도 않았다.

     

    눈 주위에 붙어있지도 않다.

     

    아... 이건가...

     

    드디어 성공인가?

     

     

    거울로 눈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오와오와!!! 있다... 투명하고 퍼런게 까만 동공주위에 겹쳐져 있다.

     

    한 순간에 쾌락이 물밀듯 밀려온다.

     

     

    렌즈정복 인증샷!!!

     

    잘 보면 까만 눈동자 주위에 퍼르스름한 동심원이 보임~ 꺅!!!

     

     

    그런데...

     

    이상해...

     

    이거... 왜... 왜 더 안보이는거야?

     

    그냥 맨 눈보다 더 보이질 않잖아...

     

     

    아...

     

    이거 혹시 뒤집어 진건가? T.T

     

    어떻하지???

     

    방법이 없다... 빼는 수 밖에... T.T

     

    그런데 꺼내 보아도 뒤집진건지 바로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간다.

     

    뒤집어보고 뒤집어봐도 차이가 잘 나지 않아.

     

    결국 주변의 렌즈착용 하는 과장님께 도움을 얻어 제대로된 방향으로 뒤집은 뒤 재도전. T.T

     

    .

    .

    .

    .

     

    성공!!!

     

    헥헥... 이번엔 30분... T.T 기뻐해야하나?

     

    그런데...

     

    아까랑 같다... 안보인다... 뿌옅고, 두개로 보인다... T.T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 사용기를 보면

     

    렌즈 첫 착용시 세상이 환해지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이 밀려온다고 하였건만...

     

    난 왜 더 안보이는거냐구... T.T

     

     

    결국 이 의문을 풀기위해 벌개진 눈으로 샘플을 수령했던 안경점을 찾아갔다.

     

    혹시 안경점 아저씨가 줄 때 왼쪽, 오른쪽을 잘못 적어서 준 건 아닐까... 하면서...

     

    그런데 렌즈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일단 눈 검사를 한번 해주겠단다.

     

     

    근데 이아저씨 말야... 돈받는것도 아닌데 검사 제대로 해주신다.

     

    얼마전 안경 알 맞춘 가게에선 보도 못한 기계를 들이대면서...

     

     

    검사결과...

     

    일단 내 눈이 보통사람들과 다르단다.

     

    '나도 알아요... 좁쌀만한거... T.T'

     

    그게 아니고, 보통사람의 둥글기보다 더 가파르다고 해야하나?

     

    보통 렌즈가 8.6~8.3(위에 내가 받은 렌즈를 보면 BC 8.6mm 이거) 정도?인데 그에비하면 나는 7정도란다.

     

    한마디로 렌즈에 적합하지 않은 눈이라고... 그런 렌즈는 없대 T.T

     

    그럼 나 2년 전부터 지금까지 뭐한겨... T.T

     

     

    그런데 이상하단다.

     

    그래도 안경에 맞춰 도수를 내준거라 조금이라도 나아 보일텐데 왜 안보이는지...

     

    아저씨가 안경을 보고 다시 검사를 해보더니,

     

    지금 끼고있는 안경이 잘못맞춰져 있단다... 히엑???

     

     

    그 얘길 듣자마자 그 안경 맞출때 뭔가 좀 찝찝했던게 생각이 났다.

     

    안경 렌즈를 처음 맞췄을때,

     

    뭔가 잘 맞지 않는듯한 느낌은 있었는데... 음...

     

    막상 직시하고 있는 물체는 선명하게 보여서 뭐가 이상하다고는 말 할 수 없는...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함....

     

    시력검사도 대충하는 것 같아서 더 찝찝했었는데,

     

    그 땐 그냥 오랜만에 안경 렌즈를 바꾸니 적응하면 되겠지 하고 지나갔었다.

     

    물론 지금은 별 차이를 모르고 지내던 터였다.

     

     

    그런데 다시 그 안경을 끼고 눈 한쪽씩 시력검사를 해보니...

     

    ㅆㅍ 오른쪽 렌즈가 확실히 잘못되어있었다.

     

    그냥 안경낀 상태에서 왼쪽눈을 가리고 보기만 해도 상이 두개로 보였다.

     

    '왜 난 안경 맞추고 난 다음에 그런 간단한 것도 테스트를 안해본걸까... T.T'

     

    축이 잘못 맞아 있었다고 한다.

     

    맞춘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 가서 사정을 이야기 해보라고 하신다.

     

    맞춘지 한 두달 되었나...

     

    에휴... 그냥 저거 버리고 알 하나 새로 해주세요. T.T

     

    전 쿨한 도시 남자거든요. T.T

     

     

    콘택트 렌즈는 물건너 갔고,

     

    안경을 더 사랑해야할 시점인지라 렌즈는 니콘으로 했다.

     

    (아암... 렌즈하면 역시 니콘이지... ^^)

     

     

    에휴... 암튼 이렇게 1리터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콘택트렌즈와의 인연은 이로써 끝.

     

    그런데 렌즈가 눈에 안착했을때의 그 쾌감이 잊혀지질 않는다.

     

    그냥 눈에 안맞아도 끼우는 재미로 심심할때마다 끼워볼까봐...

     

    눈이 벌개진 만큼 그 쾌감은 정말 끝내줬었다구...

     

     

    발변태, 쇄골변태, 손가락 변태는 들어봤어도 콘택트렌즈 변태는 못들어봤는데... 음...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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