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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던 물이 다 떨어져서 다시 인터넷을 뒤져 [저렴한 놈]으로 구매했다. 일단 생수는 인터넷 구입이 진리다.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2리터짜리 두병정도만 사도 집까지 들고올라치면 팔뚝에 힘줄 꽤나 세워야한다. 2리터짜리 12개가 5680원. 게다가 무료배송. 잘 샀다, 이정도면 횡재하는거야, 하면서 내심 뿌듯해하다가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생수 안팔던 시절. 그 때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내 모습이 분명 미친 사람으로 비춰졌을꺼다. 물을 돈주고 사먹다니 이 미친놈. 어쩌면 우린 미친 세상에 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냥 수돗물 먹어도 되는데 돈 주고 사먹는 세상에. 빅브라더에 의해 조작된 미디어로 세뇌되고 마비되어 아무 생각없이 사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돗물에서는 수돗물 맛이 난다고 꺼려한다. 확실히 평소(?)에 먹는 물맛과는 다르긴 하다. 그럼 원래의 물맛은 어떤 맛이었지? 삼다수 맛? 에비앙 맛? 90년대 까지만 해도 수돗물을 그냥 먹었었다. 맛있고, 시원했었다. 분명 그 시절보다 정수시설도 좋아졌을텐데 왜 우리는 여전히 먹지 못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