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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종주
    여행 2013. 11. 10. 00:37

    알람을 새벽 5시에 맞춰두었지만 일어난 시각은 9시였다. ㅠㅠ

    서둘러 짐을 챙겨 양산 배내골로 향하던 중 부산 평강역을 지날때 쯤이었다.

    차가 이상했다.

    내동내 멀쩡하던 차가 저속에서 탈탈탈 털리면서 악셀을 밟아도 속도가 나지 않는다.

    어쩌다 잘 밟으면 잘 가기도 하고.

    아무래도 불안해서 근처 블루핸즈를 찾아갔더니 미션이 맛탱이가 간 것 같지만 지금은 바빠서 바로 봐줄 수 없다는 상황.

    어쩔 수 없이 까딱하면 탈탈탈 털리는 차를 몰고 다시 목적지로 향했다.

    늦게 일어나고 차도 자꾸만 털리고 시작부터 예감이 좋지 않다.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코스다.

    노선도라고 하니깐 무슨 지하철 노선도같네.

    (글고보니 색깔도 2,3,4,5호선 ㅋㅋㅋ)

    난 3구간 죽전마을을 들머리로 시계방향으로 한마퀴 돌 생각이다.

    첫 날 간월재까지 가기로 정했는데 과연 가능할지 싶다.

    차를 가져왔으니 힘들어도 중간에 포기할 수도 없고... 불안불안.




    딱 12시에 들머리로 잡은 양산 죽전마을에 도착했다.



    네비에 '영남알프스펜션'을 찍고오면 쉽게 찾아올 수 있다.

    주차장은 아니지만 길옆에 차세우기 충분한 공간이 있어 주차걱정은 없다.





    배가 살짝 고팠지만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그냥 올라가기로 했다.

    산행은 시작하자마자 고비였다.

    시작한지 10분? 아니 5분? 아니 한 스무발자국쯤 지났을까?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꼭 병든 사람모냥 땀은 비오듯 흐르고 금새 옷이 다 젖어버렸다.

    하기야 오랜만에 산행인데다 그나마 최근 산행도 창원에 5~600메다짜리 산들이 전부였으니...

    그저 '등산초반이 제일 힘들다'만 되뇌이며 묵묵히 참고 한 열댓걸음간격으로 쉼없이 쉬면서(?) 올랐다.

    결국 돌이켜보니 전체 산행코스중 여기서부터 죽전삼거리까지 구간이 제일 힘든 구간이었다.





    나무가 바위를 깨버린건지 깨진 바위를 벌려놓은건지...





    햇살이 좀 뜨거웠지만 단풍이 예쁘게 가려주고 바람도 제법 불어서 힘들어도 조금만 서있으면 금새 체력이 보충되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을씨년스런 분위기.






    마침내 죽전삼거리에 올랐다.

    죽네사네하며 올라와도 한걸음 한걸음 걷다보면 결국엔 닿게 된다.

    그게 등산의 맛이다.

    다음 목적지는 여기서부터 3.4키로 거리에 있는 재약산이다.











    재약산 2.8Km.





    죽전삼거리에서 주암삼거리까지는 갈대평원을 내려다보며 걷는 능선길이라 수훨하다.

    이제 막 엔진에 불이 붙은터라 가볍게 룰루랄라 걷는다.





    그냥 그대로 작품같은 나무.





    배가 좀 고파서 초코파이를 하나 꺼내 먹었다.

    아무리 시간이 촉박해도 쉬엄쉬엄 간다.





    저 멀리 여자 가슴같이 봉긋 솟은 산 가운데의 골부분이 말그대로 오늘의 Goal, 간월재다.

    하아... 이제 시작인데 보기만해도 토쏠리네.





    이제 조금씩 지는듯 하지만 아직까진 억새가 장관이었다.





    이것도 작품.





    줄어드는 이정표 키로수로 힘내며 걷고 또 걷는다.





    내내 혼자 갔는데 갑자기 왁자지껄 시끄러워지길래봤더니,





    간이매점이 하나 있더라.

    내려오면서 한잔 걸치는 사람이 꽤 많았다.

    난 이제 시작인데...





    먹는 사람들 봤더니 배가 더 고파져서 자유시간도 하나 꺼내 먹어본다.

    그리고 이곳쯤부터 재약산 정상 언저리까지 엄청 가파른 코스가 이어졌다.

    먹고 오르길 잘 한듯 ㅋ





    가파르지만 그리 길지않은 구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만난 반가운 이정표.

    재약산 0.2Km.

    재약산 정상을찍고 다시 돌아와 오른쪽 천황재 방향으로 가면 된다.





    등뒤로 다음 코스인 천황산이 보인다.





    저 가운데부분이 재약산 정상이다.





    1,108M 재약산 정상.

    드디어 산 하나를 밟았다.

    이제 앞으로 산 세개만 넘으면 간월재. 세개만... 옌장...

    코스 예상시간만 더해봐도 밤이 한참 깊은 후에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이제 겨우 산 하나를 올랐을 뿐인데 과연 무사히 갈 수 있을지 앞이 다 캄캄하기만 하다.





    재약산은 밀양.
    앞으로 난 울산과 양산까지 세개의 시를 넘나들게된다.





    자, 이제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의 제 3구간인 사자평억새길의 마지막코스, 천황산으로 향한다.














    천황산 아래의 천황재.

    이제 좀만 더 오르기만 하면 된다.





    허이구 나죽것다.

    또다시 10보전진 1분간휴식의 반복이다.





    그냥 흙길만 밟는 것 보단 이런 암릉구간도 나와줘야 좀 지루하지 않기는 개뿔... 죽겠다.





    쉬면서 돌아볼 때마다 저기 저 간월재밖에 안보인다.

    저기까지 간다는 거 자체가 도통 가늠이 안된다...ㅜㅜ








    계속되는 1분간 휴식.





    헥헥헥...





    1,189M 천황산 정상 도착.

    드디어 두번째 산에 올랐다.

    그리고 하늘억새길 첫 코스도 완주.

    뿌듯하다.




    [사자평억새길]

    코스       : 죽전마을 - 죽전삼거리 - 재약산 - 천황재 - 천황산

    거리       : 6.8Km

    예상시간 : 4시간

    내 기록   : 4시간 (오후 12시 ~ 오후 4시)





    산 정상마다 저런 돌탑이 많더라.

    참고로 천황산은 일제강점기때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여 이 곳을 재약산이라고 부르고, 좀 전에 올랐던 재약산을 수미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예전에 사두었던 플래티퍼스 물통.

    좋다 이거.

    날진보다 가볍고 먹고나면 확실히 부피도 작아지니.

    날씨탓인지 물통이 좋은건지 모르겠지만 얼려둔 물이 이날 저녁까지 가더라.

    좋다 좋아.





    자꾸만 눈에 밟히는 간월재.





    얼른 다음 코스를 가야하는데 배가 너무 고프다.

    자리를 펴고 컵라면을 끓여 먹자니 시간이 너무 지체될 것 같고.

    어찌할가 고민중이었는데 다음 코스인 단풍사색길에 딱 '샘물상회'란게 보인다.

    일단 저 지점까지만 참고 가보기로 한다.

    뭐라도 먹을게 있겠지.





    두번째 코스인 단풍사색길.

    말 그대로 가볍게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샘물상회까지는 평평한 능선을 따라 룰루랄라 걷고 샘물상회부터 능동산아래까지는 임도라서 걷기도 편하고 오르막도 거의 없었다.





    걷기는 편한길이었지만 볼 것 또한 없었다.

    양쪽으로 나무가 빽빽한 길이라...





    드... 드디어 샘물상회에 도착했다.





    육계장컵라면 3천원, 오뎅꼬치 하나 천원.




    허겁지겁 처묵처묵! 꺼어억~.

    기타메뉴로는 두부 9천원, 동동주 6천원, 소주(가격 모름)가 있었다.

    뭐, 산꼭대기니 적당한 가격인듯 하다.

    다들 옆에서 동동주 한사발씩 하던데 어찌나 부럽던지.





    샘물상회를 지키던 개.

    나를 왠지 처량하게 바라보고있는 것 같다.

    뭐라고 하는지 들리진 않지만 대충 이런 느낌이 든다.

    "그게 뭔 사서 개고생이여~"





    서둘러 능동산으로 향한다.





    샘물상회부터 능동산자락까지 임도라 걷기 편하다.








    걷던중에 길가에 사람들이 먹다버린 귤껍질들이 여기저기 많이 보였다.

    귤껍데기보고 귤이 얼마나 먹고싶던지 귤껍질까지 맛나보이더라.

    집에 돌아가면 젤먼저 귤부터 사 먹으리라!





    능동산 하단에 도착했다.

    날이 급속도로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곧바로 약수터가 나타났다.

    늦은 시간에 왠 커플이 약수터에서 발을 닦고있나 했더니 바로 옆에서 비박하는 커플이었다.

    아... 나도 이제 그만 좀 쉬고싶구나.





    983M 능동산 도착.

    편한길을 걸으며 힘을 저축한탓인지 비교적 가볍게 능동산에 오른다.

    저녁 6시지만 이미 칠흑같은 어둠이 찾아왔다.

    이제부터 헤드라이트모드로 돌입했다.





    단풍사색길의 마지막지점인 배내고개가 멀지 않았다.





    배내고개에 닿으니 6시 반이었다.

    드디어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두번째 코스인 단풍사색길을 완주했다.

    편한길이어서인지 예상시간보다 빨리 도착했다.



    [단풍사색길]

    코스       : 천황산 - 샘물상회 - 능동산 - 배내고개

    거리       : 7Km

    예상시간 : 3시간 30분

    내 기록   : 2시간 30분 (오후 4시 ~ 오후 6시 30분)





    배내고개에 도착하니 매점이 하나 있었다.

    냉장고 보자마자 탄산음료가 얼마나 땡기던지 허겁지겁 원샷!


    날은 이미 한밤중처럼 어둡고 아이폰도 이미 배터리가 아웃된지 오래다.

    원래는 등산 시작하자마자 비행모드로 해두고 배터리를 절약하려고 했었는데,

    런키퍼로 궤적을 기록하려고보니 전화가 꺼지면 GPS도 사용 못한다는 이야길 얼필 들은적이 있어 전화기를 그냥 켜두었었다.

    그 결과... 천황산부근 갔을때 배터리가 4%남고 꺼져버리더라. ㅜㅜ

    (근데 지금 알아보니 비행모드에서도 GPS가 된다는 글이 보이네? ㅜㅜ)

    암튼 여자친구에게 생존신고를 하려고 보조배터리로 충전하려는데 뭔가 중요한게 없다.

    읭?

    아이폰 케이블을 두고왔네? @!@#)!@#!@$!@$

    아침에 서둘러 나오느라 미쳐 챙기질 못했던 것이다. ㅜㅜ

    매점 아저씨에게 이거 충전되냐고 물어봤더니 샘송 케이블만 잔뜩보여준다.

    옌장.

    어쩔수 없다.

    다시 짐을 챙기고 세번째 코스인 달오름길을 향하기 시작했다.

    배내고개에서 배내봉을 향해 계단을 조금 오르는데... 하늘에서 뭔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가랑비였다.

    칠흑같은 어둠과 비.

    게다가 '설마 비가 오겠어?'하며 우비까지 가져오지 않은 상태.

    덜컥 겁이나 다시 배내고개 매점으로 돌아왔다.

    비가 얼마나 올지도 모르고 밤에 혼자 간다고하니 매점아저씨도 말리더라.

    여기서 죽전마을 차있는데까지 콜택시 만원이면 간다고.

    다시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만하면 고생했다... 돌아갈까? 하다가 가방을 내려다보니 텐트며 침낭이며 마구마구 쑤셔넣은 이 커다란 배낭을 하루종일 짊어지고 다닌게 넘 아깝더라.

    이대로 돌아가면 비록 몸은 편할지 몰라도 마음은 얼마나 불편할까?

    괜히 아쉽고, 게다가 비가 이대로 멈춰봐... 얼마나 아까울까?

    에잇, 몰라 일단 가보자!





    그냥 다시 차근차근 오르기 시작했다.

    간월산 4Km... ㅎㄷㄷㄷ





    배내봉까지는 쭈욱 계단이다.





    아직까지 녹지않은 플래티퍼스, 아리가또!





    966M 배내봉 도착.

    차근차근 오르다보니 배내봉은 금새 닿았다.

    다행인지 비도 어느새 멈춰있었다.

    인증샷을 찍고 곧바로 간월산으로 향한다.





    간월산 2.6Km.





    간월산 2Km.






    간월산 1.5Km

    길은 가도가도 끝이 없고 이정표라도 많으면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이라도 할 텐데 이정표가 뜨문뜨문 있어 얼마나 갑갑하던지.

    저기 보이는게 간월산인가 싶다가도 막상 가보면 그냥 지나가는 길이고 그 뒤에 보이는 커다란 봉우리.

    컴컴한 밤길의 지겹고도 힘든 여정이었다.





    그래도 야간 산행이 좋은건 이런 경치가 있어서겠지.

    울산 시내가 내 발 아래에서 환히 빛나고 있다.





    간월산 0.3Km.

    조금만 더 가면 드디어...





    1,069M 간월산 도착.

    결국엔 간월산에 닿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엔 뭐든 다 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 끝난게 아니다.

    이곳부터 간월재까지 내려가야한다.





    내리막길이라 쉽게 봤는데... 길이 끝나지가 않아.





    저 멀리 간월재에 텐트들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카메라가 야간촬영에 젬병이라...ㅜㅜ)

    하지만 아무리 내려가도 가까워지지 않는 불빛들... ㅜㅜ







    내려가는 길엔 뭐 이런것도 있다.





    진짜 나무같이 생겼는데 만져보면 돌이다.





    그리곤 결국 간월재에 도착했다.

    물이 똑! 떨어진 관계로 간월재 약수터쪽으로 허겁지겁!




    [달오름길]

    코스       : 배내고개 - 배내봉 - 간월산 - 간월재

    거리       : 4.8Km

    예상시간 : 3시간

    내 기록   : 3시간 40분 (오후 6시 50분 ~ 오후 10시 30분)




    밤길이라그런지 시간이 엄청 걸려버렸다.

    하지만 첫날 목표를 끝내 해냈다는 성취감에 어찌나 기쁘던지.

    도착하고도 도착했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오밤중에 오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이미 불끄고 자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몇몇 텐트에서만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서둘러 짐을 풀고 부랴부랴 사이트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텐트를 치고, 네오에어 올시즌 에어매트에 바람을 넣고 침낭을 펼쳤다.

    축축히 젖은 옷 위에 유니클로 울트라라이트 다운자켓을 걸치니 포근함이 밀려왔다.

    이제 고생한 나에게 상을 줄 시간이다.





    이미 밤 열한시를 넘고 있었지만 그냥 넘어갈 수 없지.

    내가 이것때문에 버티고 왔는지도 모른다.

    오리고기와 소주 세팩을 꺼냈다.





    조용한 간월재에 지글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오리고기만으론 부족해 밥대신으로 컵라면도 하나 끓여본다.





    텐트 앞의 나만의 조촐한 파티.

    모든 피로가 싹~ 날아가는 순간이다.











    항상 산에서의 밤은 히한하다.

    혼자기에 누구랑 대화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혼자 고기굽고 술한잔 기울이는 것 뿐인데 시간이 총알처럼 흘러간다.

    라면 국물에 김치국물까지 다 처묵처묵하고났더니 어느새 새벽 두시다.

    침낭에 몸을 밀어넣고 헬리녹스의자를 베게삼아 눈을 감으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순식간에 꿈나라로...




















    '어젯밤 11시차타고 서울에서 온' 한무리 산악회원 들로인해 6시반에 강제기상했다.

    어찌나 시끌벅적하시던지.

    근데 놀러온거니까 그게 당연한거겠지?

    좀 시끄럽지만 거부감은 없다.





    컴컴한데서 대충쳤더니 각이 차암 볼품없다. ㅋㅋㅋ





    눈뜨자마자 에어매트에 바람을 빼고 침낭을 압축색에 말아 넣었다

    다시 백팩을 꾸리고나니 7시 반이다.

    소주를 세팩과 오리고기, 컵라면을 비우고 났지만 배낭을 매보니 왠지 어제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왜지? ㅜㅜ





    오전 7시 30분.

    세번째 코스인 억새바람길의 첫번째 목적지, 신불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역시나 산행시작이라그런지 몸이 천근만근이다.

    지루한 계단길을 힘겹게 올랐다.

    신불산가는 길은 간월재에서 바라다보이는 계단만 무사히 넘기면 그리 어렵진 않다.





    탁 트인 경치가 너무 좋다.





    첫날보다 둘째날 코스가 경치가 더 좋은 듯 하다.





    엄청난 크기의 배낭을 매고도 묵묵히 잘 오르던 어떤 아저씨. ㅎㄷㄷㄷ

    나중에 봤더니~ ㅋㅋㅋ





    아이스께끼 장사였다. ㅋㅋㅋ(오른쪽)
    "아이스께끼는 공짜! 대신 운반비가 조금 있습니다!"라고 외치시던~. ㅋㅋㅋ
















    오른쪽에 바로 보이는게 마지막 산인 영축산.
    이젠 그리 어려운 코스는 없다.





    1,159M 신불산 도착.

    어제의 피로가 쌓여 엄청 힘들줄알았는데 생각보다 몸이 가벼워서 신기했다.





    신불산에는 거대한 돌탑이 있다.

    오른쪽으로 영축산이 보인다.





    신불산 정상 데크.





    죽전마을에서 시작해 많이도 왔구나.








    이제 신불재를 향해 내려간다.





    돌 하나 보태고 소원을 빌어본다.





    신불산에는 정상석이 하나 더 있네.














    그나저나 경치하난 끝내준다.





    저기가 신불재.





    뒤쪽 하늘이 예뻐서 찰칵.





    어느 커플이 데려온 멍멍이.





    신불산을 내려와 신불재쯤 다다르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모두들 이곳에서 아침을 먹기에 나도 산에서의 마지막 끼니를 챙겨본다.






    김병장 전투식량.

    보기엔 이래도 개꿀맛이다.


    밥을 먹고나니 아홉시반쯤 되기에 아무래도 여자친구가 걱정할 것 같아 옆사람에게 휴대폰좀 빌려달라고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여기 전화기 안터지는데요?"

    이젠 방법이 없다.

    얼른 산을 내려가 차에서 충전해서 연락하는 수 밖에.

    밥을 먹고 영축산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하지만 한걸음 한걸음 지날때마다 멋진 경치가 자꾸 발목을 붙잡아 세우고 만다.











    이 나무판자로 된 길, 하늘억새길에서 제일 거슬리던 부분이었다.

    이렇게 꾸며둔(?) 구간이 꽤 되는데 저 길 진짜 신경쓰인다.

    저렇게 나무가 띄엄띄엄있으니 아래를 보고 걸어야하고 또 그렇게 되니 주변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도 없고.

    누가 기획한건지 혼꾸녕을 내주고싶다.





    암튼 경치는 참 좋다.

    쩌~~~멀리 천황산이 보인다.

    어제 저곳에서 간월재를 바라보던 느낌이 생각나 기분이 묘했다.

















    1,081M 영축산 도착.

    마지막 산인 영축산에 닿았다.

    하아... 네번째 코스도 끝났구나.




    [억새바람길]

    코스       : 간월재 - 신불산 -신불재 - 영축산

    거리       : 4.5Km

    예상시간 : 3시간

    내 기록   : 3시간 30분 (오전 7시 30분 ~ 오전 11시)




    아침식사시간과 사진찍는 시간만 빼면 딱 제시간에 들어온 것 같다.

    이제 마지막코스 하산길만 남았다.

    쉽게 생각했는데 큰 코를 다칠줄이야...





    영축산 뒤엔 간이매점이 숨어져있으니 참고하시길.

    까딱하면 있는줄도 모르겠더라. ㅋㅋㅋ





    지금까지의 코스는 지도가 없어도 누구나 갈 수 있을만큼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었다.

    갈림길이 나올때마다 어김없이 이정표가 나타났으니까.

    그런데 마지막 단조성터길만은 예외였다.

    여기가 영축산 정상인데 여기서 단조성터길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없다.

    휴양지방향으로가야하는데 신불산쪽 이정표만 있을뿐...








    물어물어 겨우 들머리를 찾았다.

    영축산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가 저기 가운데 허옇고 넓은 길을 따라 가면 된단다.





    신불산휴양림 방향으로 가면 된다.





    이 허연 길따라 쭈욱~쭈욱~ 가면 된다.

    자갈길에선 발목삐끗 주의!

    조심조심했는데 몇번을 접질를뻔했다. ㅎㄷㄷㄷ








    허연 길 끝부분에 단조성터가 보인다.





    이게 단조성터.

    이것때문에 이름을 단조성터길이라 붙인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성의없이 붙인 이름 같다.

    코스도 정말 재미없더라.














    그리고 단조성터를 지나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가도가도 길이 끝나지가 않는다.

    특히 저 이정표는 순 구라인 것 같다.

    분명 2.3키로라고 적혀있지만 구라도 저런 개구라가 없다.

    4키로는 족히 내려온 것 같은데 길이 끝나질 않아. ㅜㅜ

    아이폰 배터리만 있었다면 런키퍼로 궤적그려서 확실히 혼내줄텐데 아쉽다.

    (그리하야 새로운 거대한 뽐뿌, 순토 손목시계 뽐뿌가 생겨나는데...)

    다리는 후덜덜거리고 미치겠다.

    하산길에 땀까지 흘려보기는 처음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인지 뭔가 정글같은 느낌도 들고 막 그런다.





    언행의 불일치.





    그나마 물 많은 계곡이 있어 조금 위안이 된다.





    물소리에 붙들려 발 한번 시원하게 담가 줬다.





    양말신을려고보니 엄지발꼬락에 귀여운 물집이.

    그래서 쓰라렸구나. ㅋㅋㅋ





    겨우 휴양림쪽 도로로 빠져나왔을땐 죽전마을이 어느방향인지 알려주는 이정표가 없어 또한번 멘붕

    저 사진에서 표지판에 없는 방향으로 가면된다.

    그러니까 왼쪽에 사람들 있는 방향.

    그냥 감으로 찾아갔는데 맞더라. ㅎㄷㄷ











    길따라가면 그렇게 꿈에 그리던 휴양소가 나타나고 그 길을 따라 계속 걷다보면 죽전마을이다.

    이쪽으로 올라오면 입장료가 있나보더라.

    왠지 돈 번느낌? ㅋㅋ

    그런데 여기서 죽전마을까지 나가는 길 거리가 꽤 된다.





    하산길이라 얕잡아봤는데 큰 코 다쳤다.





    죽전마을로 나와서도 차를 세워둔 들머리까지 오른쪽으로 찻길따라 올라가야하고. 아이고. ㅜㅜ

    그래도 결국 마지막 코스까지 무사히 완주했네? 히야~~~




    [단조성터길]

    코스       : 영축산 - 단조성터 - 휴양림(하단) - 죽전마을(베네치아부근) - 죽전마을 재약산 들머리 (영남 알프스)

    거리       : 6.6Km(아무래도 구라인 것 같음)

    예상시간 : 2시간(이런 구라도 개구라가 없음)

    내 기록   : 3시간 50분 (오전 11시 ~ 오후 2시 50분)




    차에 앉으니 온몸이 때려맞은 것처럼 아프다.

    얼마나 피곤한지 차타고 오다가 너무 잠이 쏟아져서 이대론 큰일 날 것같아 길가에 차세우고 살짝 잤는데 30분이 후딱지나갔더라.

    고새 차사고나는 꿈까지꿔서 브렉끼 밟으면서 깼다능. ㅋㅋ


    오자마자 짐 정리하고 한 삼십분동안 씻었다.

    이틀동안 쩔어있던 땀을 씻어내는데 어찌나 뿌듯하던지.


    삼겹살이 먹고싶었지만 집에서 먹자니 사오기 귀찮고 나가서 먹자니 혼자가기도 뭐하고...

    결국 오거리통통닭 한마리 시키고 편의점가서 맥주나 사왔다.

    편의점에 귤이 딱 보여서 귤도 삼! 개꿀맛! ㅋㅋㅋ


    다음날도 몸이 때려맞은듯 아팠지만 억지로 스쿼시 가서 좀 뛰어다녔더니 오히려 낫더라.

    암튼 어쩌다 거기까지 갔는진 모르겠지만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종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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