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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다리와 감생이의 실종
    일상 2013. 10. 13. 21:23

    냉동실을 세 번이나 뒤졌다. 냉장실을 두 번. 쓰레기통을 두 번. 침대 아래도 한 번. 싱크대 서랍들이며 전자렌지 안까지. 손질해 내장이 제거되고 대가리가 없는 도다리 한 마리와 내장만 제거된 감생이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어제 오후, 그 전날 밤새 낚시로 잡은 돌돔 한 마리, 큰 감생이 한 마리, 참돔 한 마리, 볼락 한 마리를 구워 먹었다. 도다리 한 마리와 작은 감생이 한 마리는 나중에 구워 먹으려고 잘 손질해서 위생백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적어도 내 기억으론 그렇다. 술을 한잔도 하기 전이니 물고기 두 마리 가지고 뭔가 예상치 못한 이상한 짓(?)을 할 리도 없다. 그런데 오늘 집안 청소를 하는데 그 두 마리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도둑이 들어 그 두 마리만 들고 가지 않은 한, 분명 이 작은 원룸 어딘가에 존재할텐데 아무리 뒤져도 나오질 않으니 미칠 노릇이다. 쓰레기 버리기 전에 쓰레기통인가 싶어 두번이나 뒤져보았는데도 나오질 않았다. 그대로 쓰레기를 버리고 왔는데 혹시나 그 쓰레기안에 있었다면 난 이 불안함을 평생 가지고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두렵다. 썩은 생선과 함께 살아간다는 두려움과 '치매가 이런것일까?'하는 두려움이 교차한다. 적어도 이 둘중엔 하나일텐데... 지금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다. 남은 시간은 19분. 빨래감들이야 어찌되건 제발 저 안이라도 좋으니 나와 주었으면 좋겠다.

    못찾겠다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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