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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27 첫비박
    여행 2013. 7. 31. 17:02


    토요일 아침.

    오늘은 산을 오르려 한다.

    목적지는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비음산.

    전에 한번 오른적 있지만 오늘은 저기 가서 잠을 자볼까 해.





    금요일 오후 늦게 주문한 물품들이 다음날 12시도 안돼 도착했다.

    택배천국 코리아 만쉐!





    1리터들이 국민물통 날진물통.

    산 다녀와보니 이건 서브로 쓰고 메인으로 수낭을 하나 더 챙겨야 할 듯 하다.

    1리터로는 빠듯하더라.





    산에서 라면 한 번 끓여먹겠다고 구입한 젯보일 SOL Ti.

    이름 그대로 물끓이는 도구다.





    이 컵같이 생긴 놈 안에 버너와 가스통등이 모두 수납가능하다.





    이렇게.





    이소부탄은 작은 사이즈를 사야한다.

    나처럼 큰거 사면 안들어가. 젝일.





    따봉등에 한번 실패하고 다시 구입한 구입한 코베아 미니 가스랜턴 옵저버.

    너만은 부디 성공하길!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MSR 허바허바 HP.

    2인용 경량 텐트로 아주아주 잘 나가는 텐트다.

    1인용은 허바, 2인용은 허바허바, 3인용은 무타허바라네. 이름 귀엽긔...

    벌써부터 조립해보고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





    허바허바용 써드파티 그라운드시트 맥풋.

    허바허바 정품은 넘 비싸서 요놈으로 골랐다.

    빨간기 탄탄하고 이쁘다.




    25일까지였던 부가세신고 신고기한을 깜빡하고 놓혀서 ㅅㅂㅅㅂ 욕해가며(아! 가산세! ㅅㅂㅜㅜ) 힘겹게 부가세 신고를 마치고나니 저녁 6시.

    장비를 꾸리고 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필요한걸 사고 비음산 입구에 도착했더니 어느새 저녁 7시 반이다.

    아아아... 너무 늦어버린 건 아닐까? 오르기도 전에 해 다 져버리겠네... 생각하면서 그냥 무작정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나 빼고는 전부 하산하는 사람들 뿐이다.

    사람들을 헤치며 오르는데 이놈의 가방이... 가방이... 쇳덩이야.

    인터넷에서 백패킹 준비하면서 100g, 50g 줄이려고 노력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전에 한번 가볍게 올랐던 산이라 아무 생각없이 쌌단 말야.

    등산한지 10분도 채 안되서 가방에 달고온 헬리녹스 체어를 던져버리고 싶었다.

    잠자리를 편하게 해줄 자충매트는 개나줘버려!

    그 와중에 가스랜턴 불빛아래서 책 읽겠다고 책까지 싸들고왔으니...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내려오는 사람도 뜸해졌다.

    30분 간격으로 이만 돌아갈까하는 생각이 고개를 디밀었다.

    생각하고 생각을 접고 반복하는 사이 어느새 점점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진례산성남문.

    이제 마지막 헐떡고개 하나만 넘으면 된다.

    하지만 한걸음한걸음이 지옥같구나.





    비음산 정상.

    하아... 내가 여길왔어. 내가 그 짐을 매고 여길 왔다.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가 않는구나.





    하지만 정상에 서니 모든게 용서가 된다.





    웃장까고 션한 바람 맞으며 뚝딱뚝딱 사이트 구축을 마치니 밤 열시반.





    삼각대를 가져올까 말까 했었는데 가져왔으면 아마 정상에 서기 힘들었지 싶다.

    그래도 삼각대가 아쉽긴 아쉽다.





    자, 이제 즐거운 만찬시간.





    내가 저것들을 다 싸짊어지고 올라왔다니.





    젯보일 테스트.





    간편한 누룽지를 준비해봤습니다.





    오오오오~ 슈슈슈슉~ 멋진데?





    와~ 진짜 제트엔진이라도 달았나? 그냥 순식간에 끓어버리네~.





    그냥 이렇게 끓는 물을 담았는데... 이렇게 먹는게 맞나?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그냥 젯보일에 담아 다시 끓이기 시작했다.





    오오오~ 흘러넘친다앗!!!





    다행히 넘치기 직전 불을 줄였다. 휴~~~.

    사랑스런 젯보일이 데일뻔했긔.





    암튼 좋구나.

    다 좋다. 조금 무서운거 빼곤...





    은은한 가스랜턴도 아~~~주 맘에 든다.

    빛깔도 곱고 슈슈슈슈슉~ 가스 올라오는 소리가 꼭 장작타들어가는 소리처럼 운치있어 좋다.





    눈으로 본 걸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데 잘 안되네.





    잘 안돼... 이게 아닌데...





    DP1M 장노출로 찍으니 그나마 좀 낫단...





    솔직히 혼자 올라와서 뭘 할게 있나 싶어 책까지 가지고 왔었는데 생각보다 밤이 짧더라.

    바람쐬며 가만히 앉아있기만해도, 이렇게 내려다보기만해도 머리가 텅~ 비워지면서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올라오던 중 몇번이나 던져버리고 싶었던 헬리녹스 체어.

    하지만 다음에 산에 오른다면 제일 먼저 챙길것 같다. 





    정상에서 이 의자에 앉으니 모든게 용서되더라고.





    새삼스레 물의 소중함도 깨닫깨닫~.

    물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어. 정말 아끼고 아껴먹는 중~ ㅜㅜ





    팩은 잘 박혔는지 잠들기전 마지막 점검.





    허바허바 내부 전실 정말 편하더라.

    (허바허바를 산 이유는 여기를 클릭해보라. 뽐뿌주의.)





    자, 이제 잠들시간.

    (근데 가스랜턴 저렇게 해두고 잤다간 큰일나니 주의하시길.)





    밖에선 어떻게 보이나 싶어 마지막으로 사진을 몇장 찍어본다.




    이뿌당.












    자, 이제 꿈나라로.

    잠 잘 오더라.





    그리고 순식간에 아침.





    새벽 다섯시쯤 되니 저절로 눈이 팍 떠지더라.





    팩이 몇개 뽑혀있긴했지만 대체로 무사하군.





    허바허바, 수고했어.





    좀 흐린 일요일 아침이었다.





    비음산의 아침.








    아... 해장해야지.





    해장컵라면.





    어제 누룽지를 끓여서 좀 지저분하지만... 뭐 집나오면 다 이렇게 먹는거다.





    젯보일 아주 맘에 든다.





    금새 컵라면 뚝딱.





    컵라면 먹고 좀 앉아있으니 사람들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하더라.

    비가 몇방울 떨어지길래 급하게 짐을 샀다.





    짐은 여전히 많군. ㅜㅜ

    그래도 한번 해보니 백패킹이란거 쪼오끔은 알겠다.





    앞으로 해야할 일.


    1. 헤드랜턴 구입

    2. 수낭 구입(2리터정도)

    3. 자충매트 버리고 경량매트 구입

    4. 먹을 음식은 최대한 간단한 걸로(Ex. 한솥도시락, 김밥)

    5. 여름철엔 가벼운 쪼리 하나 챙기면 편할 듯

    6. 45L 가방으론 좀 빡빡하다. 확장하자.


    일단 이정도만.





    이른 아침부터 잠자리가 엄청 많이 날더라.

    저 잠자리들은 일년 내 어디 숨어있다가 여름철만 되면 나타나는 걸까?





    오전에 비온다는 예보가 있어 일찍 하산길에 올랐다.





    공룡발자국이 발견된 지점이라고.

    근데 난 봐도 잘 모르겠더라.





    그러고보니 아침먹고 커피도 한잔 못했다.

    내려오다 말고 계곡가에 앉아 커피국을 끓인다.





    역시나 젯보일.

    비싼 만큼 뽕뽑을라믄 생각날 때 마다 써야한다.





    그런데 커피국 끓이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요근래 이날처럼 일기예보가 정확한 날이 없었다.

    오전 9시경 내려서 오후엔 그친다더니 정말 오전내 억수로 퍼붓다가 오후되니 해가 쨍쨍. ㅎㄷㄷㄷ





    오랜만에 비맞고 내려오는데 넘 좋더라.

    길가에 개구리들이 신나서 폴작폴짝 뛰어다니는데 괜히 나까지 신나더라능.





    비음산 담에 또 올께.





    그리곤 집에와서 귀찮아지기전에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팩도 씻고,





    그라운드시트도 닦아 말리고,





    살짝 습기찬 텐트도 말리고...


    그리고 다 말려서 텐트 말아넣으려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다.

    텐트 플라이에 지푸라기가 있어 털어내려는데 그 옆에 이놈이 뙇ㅎㅎㅋㅋㅋㅇㄻㅇ!@#123ㅅㅂㄹㅁ!





    진짜 나도 모르게 악! 소리나더라. 





    내가 주운 지푸라기는 지푸라기가 아니라 이놈 왼쪽 앞다리였다.





    내다리내놔~내다리내놔~하면서 여기저기 기어다니길래 봉지에 담아서 오피스탤 아래층으로 떨어트려버렸다.

    사실 처음엔 놀랬어도 슬금슬금 기어다니는 모습이 꽤나 귀여웠었는데.

    키워볼 생각이 들었을때는 이미 아래로 떨어트리고 난 뒤였다. ㅜㅜ 미안~





    남부지방엔 진짜 오랜만에 시원스레 내린 비였다.

    이 비로 말라버린 계곡물도 좀 차서 다음주 휴가때는 즐거운 휴가가되길 창밖을 보며 빌었다.



    첫 비박(비음산에서의 1박)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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