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변신·시골의사
    리뷰 2012. 8. 15. 02:59


    변신 시골의사

    저자
    프란츠 카프카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0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세기 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현대문학의 불멸의 신화가 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변신', '시골의사'.

    이 두편으로 이루어진 책인줄 알았더니 32편의 중,단편 모음집이였다.

    가뜩이나 난해한데 그런게 서른 두개씩이나... @_@

     

    변신

     

    외판사원은 물론 돈을 버는 방식이 아주 달랐고 작업의 성과가 즉시 수수료의 형식으로 현금으로 변했으니 그것을 놀라고 기뻐하는 집안 식구들 앞 테이블 위에 놓을 수가 있었다. 그때가 좋은 시절이었다. 그 이후에는 한번도 그런 시절이, 적어도 그런 빛을 띠고는 되풀이되지 않았던 것이다. 후일 그레고르가 돈을 많이 벌어, 온식구의 낭비를 감당할 수 있었고 실제로 감당하기도 했건만 말이다. 사람들이 익숙해졌던 것이다. - 39 page

     

    그레고르가 누이동생과 이야기할 수 있어 그녀가 그를 위해 해야만 하는 모든 것에 대해 그녀에게 감사의 말을 할 수만 있었더라도 그녀의 봉사는 한결 힘이 덜 들었으리라. 그렇지 못했기에 그는 괴로웠다. - 42 page

     

    세상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것을 식구들은 그 극단까지 충족시키고 있었으니, 아버지는 하급 관리들에게 아침 식사를 날라다 주고, 어머니는 모르는 사람들의 속옷을 위해 헌신하고 있었으며, 누이동생은 고객들의 명령에 따라 판매대 뒤에서 이리저리 뛰고 있었으나, 식구들의 힘은 이미 그 이상은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어머니와 누이동생이, 아버지를 잠자리로 데려다 놓은 다음 돌아와서 일거리는 놓아두고 가까이 다가와, 뺨을 바싹 대고 앉아, 어머니가 그레고르 방을 가리키며「 저기 문 닫아라, 그레테야」하고 그리하여 옆에서는 여자들이 눈물을 섞거나 아니면 눈물조차 없이 식탁을 응시하고 있는데 자기는 다시금 어둠 속에 있을 때면, 그레고르는 등허리의 상처가 처음처럼 아파왔다. - 58~59 page

     

    그가 자기 방에 들어서저마자 문이 황급히 닫히고, 단단히 빗장이 질려 차단되었다. 등뒤에서 난 갑작스러운 소음에 그레고르는 너무도 놀라 그의 작은 다리들이 휘청 오그라들었다. - 72 page

     

    감동과 사랑으로써 식구들을 회상했다. 그가 없어져 버려야 한다는 데 대한 그의 생각은 아마도 누이동생의 그것보다 한결 더 단호했다. - 73 page

     

    「이보세요, 이게 뒈졌어요, 저기 누워 있는데요, 아주 영 뒈졌다니까요!」 - 73 page


    끝까지 식구들을 생각하는 해충, 그레고르의 마음이 너무 짠하잖아.

    가슴이 아픈 소설이었다.

     

    다들 출근하기 싫은 날 한번쯤은(혹은 매일?) 있을텐데,

    해충으로 변해버려도 아랑곳하지않고 출근하려는 저 의지 좀 봐라.

    가족들을 생각하며 해충의 모습일지라도 어떻게든 해보려는 저 안타까운 의지 좀 봐라.

    일에 치여 사는 그래고르의 현실이 요즘 우리네를 너무 닮아있어 슬프다.

    결국엔 다들 잘 해낼 수 있었으면서 왜 그동안 그레고르만 힘들었던건지...


    해충으로 변한 설정도 독특하거니와 해충의 묘사가 넘 리얼해서 재미있었다.

     

     

    판결

    그가 이야기하는 바로는 그곳에 사는 동향인 거류민과는 별 연락이 없었고 또한 그 고장 사람의 가정들과 사교적인 교류도 거의 없었으며 그렇게 결국 결정이 나버린 총각 생활을 그 나름대로 하고 있었다. - 80 page

     

    그는 친구에게 모든 것을 쓰는 일이 정말로 무해한 일로 여겨졌다.「나라는 위인이 그렇고 그도 나를 그렇거니 하고 있다」고 그는 스스로에게 말한다.「그와의 우정을 유지하는 데 있는 그대로의 나보다 더 적합한 한 인간을 내게서 재단해 낼 수는 없지」 - 83 page

     

    비록 마지막 힘이라 해도 너한테는 충분하게, 너한테는 지나치게 많이 있단 말이다. - 90 page


    후아... 이건 뭐냐.

    뭐가 이리 짧고 어렵냐.


    '판결' 이란 제목 밑에 '펠리체B.양을 위한 이야기'라고 적혀있어 시작부터 자전적인 이야기겠거니 생각했다.

    (펠리체 바우어는 카프카와 두번 약혼하고 두번 파혼한 상대였다.)


    단지 '자신의 약혼 사실을 친한 친구에게 알리는 것'만으로 갈등이 빚어진다는게 잘 이해되지 않아서 좀 어려웠다.

    그저 카프카, 이 소심한 사람 같으니라구... 하면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난데없이 아버지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천장을 한손으로 짚으며 호통치는 장면에 이르자 멘붕.


    책을 읽기전 카프카와 아버지 사이에 갈등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본적이 있었는데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짧은 텍스트만으로 무엇을 어디까지 유추해야할지 모르겠다.

    짧아서 두번이나 읽어봤지만 뭔가를 이해해내기란 나에겐 역부족.

     

     

    시골의사

    굵기와 길이가 내 작은 손가락만한 벌레들이 본디 색깔에다가 피까지 뿌려져 분홍색으로, 상처의 안쪽에 들러붙은 채 조그만 흰 머리와 수많은 작은 발들로 빛 있는 쪽으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불쌍한 아이야, 너를 도울 길이 없구나. 나는 너의 큰 상처를 찾아내었다, 네 옆구리의 이 꽃으로 말미암아 너는 죽을 것이다. 가족들은 행복하다, 내가 일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아버지는, 발꿈치를 든 채 펼친 두 팔로 중심을 잡으며 열린 문의 달빛을 지나 들어오는, 몇몇 손님들에게 이야기한다. - 101 page


    저는 선생님을 별로 안 믿어요. 선생님도 그냥 어디엔가 떨구어졌을 뿐이지, 선생님 발로 오신게 아니잖아요? 도와주시기는커녕 죽어가는 제 잠자리만 좁히시는군요. 선생님 눈이나 후벼 파내었으면 제일 좋겠어요. - 103 page


    하아... 단편 세편 읽었을뿐인데 기진맥진...

    이젠 책을 읽는게아니라 마치 카프카의 꿈속을 보고있는 듯 하다.


    작가 앞에가서 투정부리며 울고싶어.

    속시원히 얘기해달라고...

     

    '시골의사' 이후로 '굴' 빼고는 대부분 정말 짧아서 읽기는 수훨했다.

    읽기가 수훨했다뿐이지 이해가 되지 않는건 똑같았다. @_@

     

    그래도 간혹 마음을 잡아 끄는 단편도 있었다.

    '굴' 이라던가 '돌연한 출발', '콘도르의 독수리', '일상의 당혹', '만리장성 축조 때'등...

     

    아... 사흘동안 지쳤다.

    이젠 더이상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 침묵"(비트겐슈타인)해야 겠다.

    (그러기엔 이미 너무 말이 많았군...^^;)

     

    다음 책은 제발 가독성 좋은 책을 집어들기를... 제~바알~~~.

     





     

     

     

    댓글

© ZNOF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