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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랑자
    일상 2011. 1. 19. 17:13
    요즘들어 한번을 그냥 지나가 주는 법이 없다. 해가 바뀌자마자 머에 씌이기라도 한 듯이 발작을 한다. 술만 마시면 전화통을 붙잡고 어딘가로 전화를 해댄다. 다음 날 휴대폰에 찍힌 목록을 보면 현기증이 난다. 도대체 그시간에 내가 그 사람들한테 무슨 소릴 지껄인건지 손발이 다 떨려온다. 한명은 상냥하게도 '계속 전화하니까 전화 꺼놓을께요. 죄송해요.' 라는 문자가 찍혀있다. 아, 이렇게 상냥한 사람한테 내가 무슨짓을 한 건가. 한 친구 한테는 울다가 노래를 불렀다 하고, 한 친구는 처 자느라 몰랐는데 왜그렇게 전화를 해댔냐며 뒤늦은 쌍욕을. 아, 나도 내가 왜 그러는지 나도 모르겠다. 이젠 거의 다 나았다고 생각했던 증상이 요즘들어 다시 폭발하고 있다. 연락할 사람이 별로 없는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젠장. 암튼 그 몇 안되는 주변 사람들은 인내심도 강하고 마음도 넓어서 다행이다. 전화번호를 최대한 지워야겠다. 술취한 그 놈이 찾을 수 없도록. 깨끗히.

    욕구불만인거야. 눈물이라도 펑펑 나왔으면 좋겠다. 그럼 뭔가 응어리진게 녹아버릴것 같다.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날 좀 때려주고 혼내줄 누군가가. 술먹고 아무렇게나 해도 다들 아무렇지 않으니 세상과 혼자 동떨어진 느낌이다. 너무 어둡다. 햇살이 비추지 않은 곳엔 눈도 잘 녹지 않는 법이다. 이 응어리진 이름 모를 한도, 내 곁에 햇님이 나타나면 깨끗하게 녹아없어지겟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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