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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려 - 한상복
    리뷰 2007. 4. 12. 00:51



    배려.
    아주 사소한 듯 보이는 말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배려를 하려고 해도 사람의 눈빛조차 무기로 보고 양 손발톱날을 세우고 으르렁 거리는 동물들이 세상엔 너무나 많기 때문에.


    얼마전 일이었다. 좌석버스를 타고 일산 집에 가는데 일산에 거의 다 도착할 즈음이었다. 어느 정류장에서 아주머니가 기사아저씨에게 "백병원 가요?"라고 물어보자 기사아저씨는 "이거 타지말고 일반 버스 타세요~"라고 대답했다. 그 정류장에서 백병원 까지는 거리도 얼마 안될 뿐더러 일반버스도 많기때문에 굳이 비싼 돈 내고 좌석버스를 탈 이유가 없었다. 기사 아저씨는 아주 당연한 몇마디 배려의 대답을 해주었지만 아주머니의 대응은 사람을 기겁하게 했다. 부리나케 버스에 올라타면서 말하길,


    "아저씨~ 그게 무슨 말이야? 제가 좌석버스도 못 탈 것 같아요? 제가 그렇게 없어보여요? 사람 무시하시는거예요 뭐예요?"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있던 난 순간 소름이 돋았다. 저런 사람이 내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처음 본 아주머니에게서 몇마디를 들었을 뿐이지만 더이상 들을 것도 없었다. '아... 세상엔 이런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고요한 호수에 파동이 일듯 가슴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그 아주머니는 왜 그렇게 받아들였을까... 왜 그랬을까...


    사람이 이렇게 다르다. 그런 손발톱날을 세운 동물들 때문에 배려에도 탐색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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